[도지원 납치]톱스타 21명 명단 범인 수첩에
기사입력 1999년 01월 06일 01시 28분
인기 탤런트 최진실의 납치미수 사건에 이어 도지원(33)이 납치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확대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일 도지원을 납치, 5시간 동안 승용차 트렁크에 감금해 끌고 다니며 1천400여만원을 뜯어낸 류덕현(26·무직·주거부정) 권현숙씨(25·여·학원강사·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 2명에 대해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수첩에는 최진실 김희선 박소현 김지호 김현주 홍진희 전도연 정선경 등 인기 여자연예인의 이름에 동그라미가 쳐 있고 차안에서 각종 칼과 무전기, 카메라, 장난감 권총 등이 발견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애인 사이인 이들은 작년 7월26일 오후 5시쯤 서울 압구정동 C스포츠센터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도지원에게 "소리치면 죽이겠다"며 20㎝ 길이의 칼을 목에 들이대고 위협, 눈과 양손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도지원의 BMW 승용차 트렁크에 가뒀다.
류씨 등은 이어 5시간 동안 서울시내 현금인출기를 찾아 돌아다니며 도지원의 현금카드로 70여만원씩 총 400여만원을 인출하고 풀어준 뒤에도 도지원을 계속 협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신고하면 가족을 몰살시키겠다"고 협박, 납치 다음날 도지원으로부터 은행계좌를 통해 1천만원을 추가로 빼앗았다.
류씨는 작년 11월말에도 다시 전화를 걸어 5천만원을 더 요구했으나 돈을 받아내지 못하자 4일 오후 3시20분쯤 도지원의 집이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D아파트 주차장에 쏘나타Ⅱ 승용차를 세워두고 범행을 모색하던 중 경찰의 불심검문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에게서 압수한 수첩의 연예인 명단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혹시라도 지금까지 당하고서 쉬쉬하고 있는 연예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 권정식 이유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