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허영란 '아홉살 공주' 시절에
기사입력 1999년 01월 05일 15시 08분
내가 아홉살 때 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맨 앞에 있는 꼬마가 나, 가운데가 영희 언니, 맨 뒤가 영수 오빠다.
우리 3남매가 어린 시절에 찍은 사진인데 누가 카메라를 들고 있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어렸을 때, 나는 잔병치레가 아주 많았다. 툭하면 앓아눕곤 하여 엄마 아빠의 속을 어지간히 썩혀드렸다.
몸이 약해 결국 학교도 1년 늦게 들어가게 돼 동급생들은 대부분 나보다 한살 어리다.
사진을 보면 엄마와 아빠는 막내인 나를 특히 귀여워하신 것 같다(언니와 오빠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후후).
신발도 자세히 보면 `멋쟁이 구두'가 아닌가. 나는 요즘도 약간의 공주병 증세가 있는데, 아마 그런 조짐은 이때부터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