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스틱캔디-뚜껑열린 모자 신세대 상징
기사입력 1999년 01월 04일 15시 21분
`뚜껑열린 모자와 스틱캔디'.
기묘년 새해벽두 거리를 수놓고 있는 신세대 액세서리다.
그 중에서도 스틱캔디의 인기는 가위 폭발적이다.
각양각색의 사탕에다 플라스틱 빨대로 된 손잡이를 연결한 스틱캔디는 들고다니며 먹기에 편하다는 점 외에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지만 서울의 신촌이나 이대앞 등 젊음의 거리에선 없어 못팔 정도다.
별나다면 손잡이 길이가 최고 50여㎝에 이른다는 점.
"여학생들은 유행에 참 민감해요. 손잡이 길이만 달라져도 즉각 반응을 보인다니까요."
액세서리전문점인 `CNA' 이대점에서 캔디코너를 맡고 있는 손정수씨(28)는 스틱캔디 유행의 배경을 길어진 손잡이에서 찾았다.
잘 나갈 때는 하루 매상이 40만∼50만원까지 오른다는 게 손씨의 귀띔이다.
스틱캔디는 먹기도 하지만 꽃다발 사이에 끼워넣는 등 주로 선물 액세서리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먹거리보다는 액세서리로 봐야 옳단다.
스틱캔디의 가격은 100∼500원으로 다양한 편.
대부분 무명의 중소업체들이 만들어내는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스틱캔디가 맨 처음 선을 보인 것은 지난 11월.
이성친구에게 길쭉하게 생긴 것들만 모아 선물하는 `뻬뻬로데이'(11월 11일)가 공식적인 출발점인 셈이다.
그러나 발렌타인데이의 초콜릿과는 달리 `그날'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갈수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여고생 김현주양(17)은 "아직까지 스틱캔디를 안 사봤다면 분명 왕따일 것"이라며 "스틱캔디를 종류별로 모으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스틱캔디와 더불어 젊음의 거리를 지배하는 또 하나의 히트상품으로는 단연 1만원짜리 `뚜껑열린 모자'가 꼽힌다.
말 그대로 정수리 부분이 뻥 뚫려 있는 원통형 모자다.
그냥 터진대로 쓰기도 하고, 끝이나 중간부분을 끈으로 동여매 쓰기도 한다.
묶는 위치나 정도에 따라 `숨구멍'을 많이 낼 수도 있고, 조금만 낼 수도 있다.
모자전문점인 `보물상자' 이대점의 이윤희씨(20)는 "아마 모자가 이렇게까지 크게 유행을 탄 적은 없을 것"이라며 "요즘은 손님의 절반이 뚜껑열린 모자를 찾는다"고 했다.
결국 뚜껑열린 모자를 쓰고 스틱캔디를 입에 물었다면 대표적인 `99년형 신세대'인 셈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