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씨] '6년 지구촌 탐험 국토종단으로 갈무리'
기사입력 1999년 01월 03일 14시 30분
베스트셀러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시리즈의 저자 한씨가 오는 2월 해남의 땅끝마을에서부터 민통선까지 대각선으로 종단, 세계일주라는 긴 마라톤에 종지부를 찍는다.
"마라토너는 그 험난한 코스를 모두 달리고도 마지막으로 메인 스타디움에 들어와 트랙을 또 한바퀴 돌잖아요. 제 국토종단도 그런 끝내기의 의미인 셈입니다."
작년 6월말 만 6년간의 지구촌 오지 탐험을 마치고 귀국한 한씨는 세밑에 `바람의 딸…' 몽골 중국 티베트편을 펴내기도 했다.
내 나라, 내 땅.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세계 일주 때는 산따라 물따라 오지(奧地)만 찾아 다녔지만 이번에는 국도를 좇아 북상(北上)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시킬 참이에요."
다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오를 것이며 산 정상에서는 소원을 빈 종이를 태워 날리는 의식도 치를 계획이란다.
여행기간은 한달반으로 넉넉하게 잡았다.
"여행중간에 한두번은 라디오 방송 녹화차 서울에 얼굴을 들이밀어야 하거든요."
한씨는 현재 SBS FM `한비야의 세계풍물기행'(일요일 오전 8시 방송)과 교통방송의 `한비야의 세상보기'(일요일 오전 10시 방송) MC를 맡고 있다.
겨울이니 만큼 강행군은 피하고 하루에 여섯시간씩 25㎞ 정도만 걷겠단다.
요즘은 체력단련을 위해 아침마다 줄넘기를 1천번씩 하고 있으며 저녁에는 요가를 하고 있다고.
여행경비는 숙식비를 포함, 200만원. 값싼 여관방에서 김밥을 먹으며 지낸다면 이 돈도 남을 거라며 주판알을 튕긴다.
한씨는 이번 여행을 앞두고 통일부를 통해 북한 땅을 종단할 수 있는 길도 찾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내친 김에 백두산까지 종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북한의 오지도 소개할 수 있고…."
미국 유타대 언론대학원에서 국제홍보학을 전공한 한씨는 버슨-마스텔라 한국지사 차장을 지내던 91년 `세계 일주'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홀연히 사표를 던지고 세상 밖으로 나섰다.
노처녀 한씨의 새해 소망은 이랬다.
"국토종단 후 중국에서 6개월간 어학 공부를 한 뒤 국제기구에 취직해 난민관련 프로그램을 맡고 싶어요."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