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이상윤] 비행기 포즈 '원조 논쟁'
기사입력 1998년 05월 24일 14시 22분
월드컵축구대표팀에 때아닌 `원조 논쟁'이 펼쳐져 포커스를 받았다.
논쟁의 주인공은 이상윤（29．일화）과 하석주（31．세레소 오사카）.
이들이 벌이는 논쟁은 다름 아닌 `비행기 원조'가 누구냐는 것.
24일 오전 대표팀의 숙소인 서울 타워호텔 로비.
"다음에도 내 허락없이 비행기 포즈를 취하면 안돼"
하석주가 이상윤에게 질책하듯 농담을 걸었다.
지난 16일 자메이카전에서 이상윤이 두골을 터뜨린 뒤 득점 세레모니를 한 `비행기 포즈'의 원조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것.
`비행기 포즈'는 두 팔을 비스듬이 펼쳐들고 좌우로 몸을 기울이며 달려가는 폼을 말한다.
두 팔을 45도로 치켜들고 펄쩍펄쩍 뛰는 `슈퍼맨 포즈'를 취했던 이상윤의 골 세레모니가 `비행기 포즈'로 바뀐 것은 "슈퍼맨 폼이 너무 멋이 없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부터.
이상윤은 지난 16일 자메이카전에서 골을 넣은 뒤 엉겁결에 비행기 폼을 취했는데 팬들은 물론이고 어머니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자 앞으로도 비행기 포즈를 계속할 생각이었다.
이에 대해 하석주는 "비행기 포즈를 빼앗겨 손해가 크다"면서 "프로면 프로답게 독창적으로 포즈를 개발해야 한다"며 `창작 소유권'까지 들먹이고 있다.
물론 이상윤의 항변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비행기 포즈의 진짜 원조는 펠레"라고 둘러대면서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는 논리로 맞섰다.
하지만 이상윤은 이번 기회에 `비행기 포즈' 대신 좀더 멋진 폼을 만들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고 기막힌 포즈로 전세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 얼마나 멋진 포즈가 나올지 팬들은 궁금하기만 하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