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의도쿄통신] (8)유명미술품 이용한 광고
기사입력 1998년 05월 24일 14시 22분
미술을 읽으면 돈이 보인다.
이전 칼럼에서 캐릭터라는 것이 얼마나 회사나 가게에 매상을 올려주는가를 설명했었다.
그러나 `미키마우스'니 `키티'니 하는 것들은 저작권법에 구속을 받는다.
뭔가 내 가게나 회사 또는 프로젝트의 상징물(로고)로서 사용하려 해도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질 않는다.
실제로 대기업이나 정부가 꽤 돈을 들여서 만들었다는 로고나 캐릭터를 보면, 많은 경우 한심해서 하품이 나온다.
기껏 돈들여서 저 정도를 만들었나 싶은 안타까움이다.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은 저작권 시비가 걸리지 않는, 그러나 세상이 모두 알고 있는 `상징물'을 써서 장사에 도움을 받자는 거다.
`세계당'은 일본에서 알아주는 유명 미술도구 회사. 이곳은 자기네 가게 간판에서부터 모든 팸플릿과 광고지에 입벌린 모나리자를 이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겐 좀 미안하지만 `으악!'하며 놀라서 입을 뻥긋 벌린 모나리자다.
`아니 어쩜 이렇게 좋은 물건을 이렇게 싼 값에!'라는 선전과 함께 세상이 다 아는 이런 상징물의 선전효과는 굿(Good!).
세계당은 너무나 잘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 영어회화 체인점 노바(NOVA)의 상징물은 `생각하는 사람'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넓은 책상에 `생각하는 사람' 동상들이 죽 둘러 앉아 영어회화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을 찍은 선전은 각종 잡지에서 히트쳤고, 급기야 그 해에 뽑은 최고선전 베스트 10에 끼면서 톡톡이 재미를 보았다.
요즘엔 노바(NOVA) 학원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발을 한발짝 들여놓았다, 뺐다하는 CF가 성공, 불황없이 잘 나가고 있다.
이 경우 로댕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는 제로. 우리는 바로 이런식의 상징을 정할 필요가 있다.
여하튼 중요한 건 돈 안들고 일반인이 알고 있는 상징물을 어떻게 잘 이용하느냐 하는 전략이다.
지금 미술분야 책들(중．고교 미술교과서도 좋고) 몇권만 들춰보면 여러분에게 돈이 보이는 아이디어가 펑펑 솟구칠 것이다.
예를들어 미로의 비너스를 우리 안경가게 상징물로 써먹는다면 `비너스가 오늘 살았으면 우리집 안경(선글라스)을 썼을 것'이라고 선전하면 된다.
이 경우 물론 안경점 이름은 `비너스'겠죠? 헤드폰을 끼고 있는 성모 마리아상이라면 `마리아님도 찬송가만은 우리 레코드점에서 사셨을거야'라는식.
유명조각, 유명그림, 그리고 얼굴 자체가 이미 그 분야의 상징이 된 `베토벤'이나 `셰익스피어' `뉴튼' `아인슈타인'등 위인들의 도움을 잘만 받으면 우리는 캐릭터나 로고제작에 돈을 쓰지 않고도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특히 소규모의 소매점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