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바람의 아들' 잠자는 용을 깨웠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2일 14시 51분
`10억엔(약 100억원)을 투자했어도 아깝지 않다.'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을 두고 구단관계자, 야구전문가, 기자, 팬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도 그럴 밖에 이종범은 홈런을 제외한 주요 타격 전부문에서 팀내 수위를 달리고 있다.
주니치가 작년 12월 이종범을 완전 트레이드하면서 지불한 돈은 이적료 4억5천만엔, 계약금 5천만엔, 올시즌 연봉 8천만엔 등 총 5억8천만엔(약 58억원)이다.
주니치로서는 그 배를 줬어도 결코 아깝지 않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내에서 이종범과 비슷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아무도 없어 `야구천재'의 재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지난 21일까지 36게임 전경기에 1번 유격수로 출전한 이종범은 타격(0.323), 안타(42개) 타점(21개), 득점(23개), 출루율(0.429), 장타율(0.538), 4사구(25개), 도루(14개)에서 모두 1위다.
클린업트리오나 다름없는 `최강 톱'으로, 이종범없는 주니치는 용이라 할수 없으며 여의주가 없어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에 다름 아니다.
1번이면서도 다쓰나미, 고메스, 야마사키, 세키가와 등 클린업 트리오보다 훨씬 찬스에 강하다.
허벅지 부상으로 다음달 초에나 복귀하는 고메스에 한개 뒤진 홈런(5개)도 팀내 1위는 시간문제.
몸은 호리호리한 편이지만 빠른 스윙 스피드와 강한 손목힘으로 장타를 뿜어내고 있는 것.
또 주자가 2루 이상에 나가 있을 때의 득점권 타율은 3할9푼1리로 3번 다쓰나미(0.394)와 비슷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이종범이 홈런과 득점권 타율까지 수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주니치 타자들은 정말 할말이 없게 된다.
팀 공헌도는 단연 1위.
이종범이 팀내 타격 전부문에서 수위에 오른다면 주니치 구단은 내년 이종범의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도쿄=이준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