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킹!지구촌] (26)여성 '그들만의 성인식'
기사입력 1998년 05월 22일 14시 51분
야프군도에는 아직도 신분제도가 남아있다.
서기 200년쯤에 이곳에 정착한 원주민들은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마을 사이의 영토 분쟁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싸움에서 이긴 자들은 패배한 사람들을 노비로 삼았고, 자연스레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이 형성되었다. 마치 옛날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양반 상민 노비로 신분이 차별화된 것이다.
아직도 야프에선 옛날 지배 계급의 후손들이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다.
이처럼 신분제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야프 원주민들은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유달리 강한 편이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류층이라고 해서 계급을 핑계로 소득을 독점하지 않기 때문에 하류층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다.
야프는 계층간의 갈등은 없는 대신 남존여비 사상이 유난히 강해 여성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곡식을 수확할 때부터 여자가 먹을 것은 따로 마련할 정도로 여성의 지위는 노예나 다를 바 없다.
부부 또는 부녀자들끼리 외출해 외식을 즐긴다는 건 상상할수조차 없다. 그래서 야프 시내 중심가에도 외국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을 빼놓고는 일반 음식점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남녀 차별은 미크로네시아연방에서도 유독 야프만이 지니고 있는 진기한 풍속도이다. 서구 열강들의 식민 통치를 받은 곳 치고는 극히 드문 사례에 속한다.
야프 원주민들도 대부분의 폴리네시안들처럼 덩지가 만만치 않다. 특히 여자들의 체구도 무척 우람해서 그대로 노출시킨 젖가슴 중에는 수박만한 크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엔 매끄럽게 윤기가 흐르고, 커다란 눈엔 쌍꺼풀이 예쁘게 져 있어 미녀도 의외로 많다. 날씬한 소녀들은 정말이지 너무 아름답다.
야프의 소녀들은 첫 월경을 할 때 성인식을 치른다.
초경(初經)이 시작되는 날, 소녀의 부모는 온 마을 부녀자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린다.
그러면 마을의 부녀자들이 나서서 초경을 시작한 소녀를 바닷가 외딴 집에다 모셔놓고(?) 보호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을의 부녀자들은 해변의 외딴집 근처 풀밭에 모여앉아 소녀의 생리가 끝나는 날까지 뜨개질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지낸다.
음식도 즉석에서 만들어 여자들끼리만 나누어 먹는다.
소녀의 성인식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모든 남자들의 접근이 차단되며 부부 관계도 금지된다.
남편들도 이 성인식 기간만큼은 여자들을 넉넉하게 포용해주는 것이다.
어찌보면 한 소녀의 성인식은 마을의 여성들이 모처럼 노예생활(?)에서 해방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다음엔 미크로네시아연방의 추크군도 원주민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