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전격 사임
기사입력 1998년 05월 22일 01시 40분
`족벌 독재자'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1일 오전 9시(현지시각) 집권 32년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의 사임으로 20년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기술관료출신의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 부통령(61)이 잔여임기인 2003년까지 대통령직을 승계하게 됐다.
○…군부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지난 3월 10일 국민협의회(PCA)에서 7선 대통령으로 선출된 수하르토는 경제난의 풍랑에 허우적거리는 `인도네시아호'를 조타해오면서 "결코 재임중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으나 대규모 유혈시위로 확산된 국민적 저항에 견디지 못하고 굴복, 32년 철권통치의 종지부를 찍게된 것.
○…오는 6월이면 77세가 되는 그는 최근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인데다 그의 자녀 6명이 자동차와 석유화학, 은행 등 국가의 기간산업을 장악한 재벌로 성장하면서 정치권력까지 장악하려 해 국민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다.
○…인도네시아 회교도 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는 이날 사임한 수하르토 대통령을 재판에 회부할 것을 요구했다. 아미엔 라이스는 "일정 시간이 지난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를 진실되고 공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수하르토의 사임으로 "인도네시아가 진정한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환영했다.
○…국회의사당에서 4일째 점거농성을 벌여온 학생들은 수하르토의 사임이 발표되자 환호성을 질렀고 "수하르토를 처형하자", "그의 재산을 국민들에게 되돌려주자"는 구호를 외쳤다.
○…위란토 국방장관은 하비비의 대통령 취임직후 TV방송에 나와 "군은 수하르토 전대통령과 그 가족들의 안전과 명예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