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서정환감독 '무혐의 의자사건'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5시 27분
★…"휴우∼, 큰일날 뻔 했네."
삼성 서정환감독(43)은 지난 17일 인천 현대와의 더블헤더 1차전만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아찔하다.
심판판정에 흥분, 덕아웃에서 의자를 내리치는 모습이 중계방송 중인 TV카메라에 잡히는 바람에 이튿날부터 언론의 호된 질타를 받아 이미지가 구겨졌던 경기.
하지만 더 가슴이 철렁했던 것은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있었던 8개구단 운영부장 회의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였다.
운영부장들은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선수단 철수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감독의 즉각 퇴장을 결의했지만 사실 이런 문제가 논의됐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지난 84년 KBO는 각 구단에 `선수단 철수는 무조건 감독 퇴장과 함께 벌금, 출장 정지 등의 제재조치가 가해진다'는 공문을 띄웠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인천 경기에서 선수단을 철수시킨 서정환감독에겐 당연히 퇴장 조치가 따라야 했다.
하지만 84년 이후 14년 동안 한번도 선수단 철수 사태가 없었던 터라 17일 인천구장의 심판진이나 KBO 직원들 모두 그런 룰이 있었던 사실조차 기억을 못했다.
뒤늦게 운영부장들은 선수단 철수 방지책을 마련했지만 서정환감독은 `동일한 사건에 대해 두번 처벌할 수는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완전 무혐의'로 풀려난 셈.
버스 떠나고 손 흔들어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얘기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