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망이 따로논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5시 27분
이상한 나라의 LG타선.
8개구단 가운데 최고의 연타 능력을 갖췄다는 LG는 20일 현재 팀타율 2할5푼9리(5위), 팀득점 150개(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톱니바퀴가 어긋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바로 타자들의 `집단 이미지 파괴'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1번 유지현.
유지현은 타율 2할9푼1리(팀내 3위), 출루율 4할1푼4리(팀내 2위)로 톱타자의 역할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LG에서 가장 대표적인 `똑딱 타법'의 소유자가 팀내 최고의 장타율(0.500)을 기록중이다.
벌써 4홈런, 개인최고 기록인 15개(94년)를 갈아치울 태세다.
반면 팀내 홈런왕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심재학과 김재현은 똑같이 홈런 2개로 장타력이 실종.
대신 김재현은 34개의 안타 가운데 5개가 내야안타여서 유지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병규도 `갖다 맞히는 타법'을 버리고 홈런포를 택했다.
작년 7홈런의 이병규는 유지현과 함께 팀내 최다홈런을 기록하는 대신 타율 2할7푼4리에 팀내 최다병살타(5개)를 기록했다.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처진다던 3루수 이종열은 팀내 리딩히터.
88타수 28안타(0.318)로 전체 타격 11위에 랭크돼 다른 타자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9번 박종호는 22개의 4구(팀내 1위)를 골라내는 등 다른팀 투수들의 최고 경계대상, 발걸음이 가장 느린 김동수는 3루타를 2개나 쳐냈다.
이처럼 타자들이 제각각으로 놀며 타선의 응집력도 예전같지는 않다.
LG타자들의 변신이 과연 4강 진출에 마이너스가 될지 플러스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광주=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