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적극적 투구로 10승대 오른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5시 27분
앳된 얼굴에 소녀 같은 수줍음.
`어린왕자'라는 별명이 그럴싸하다.
여리게만 보이는 이 `어린왕자'가 진정한 `마운드 킹'을 엿본다.
"어디서 저런 괴력이 나올까?"
20일 잠실서 열린 OB_쌍방울전.
팬들의 시선은 쌍방울 투수 김원형(26)에게 모아졌다.
우완 정통파로 이쁜 폼에서 나오는 갖가지 `공의 마술'은 팬들의 즐거움을 두배로 만들었다.
140㎞대의 낮게 깔리는 직구는 오히려 평범해 보일 정도.
포수 앞에서 꾸뻑 절을 하는 낙차 큰 포크볼, 타자 앞에서 쭉 빠져나가는 슬라이더….
7⅓이닝 동안 6안타 1실점.
체격이 좋아 모두 메이저리그급이라는 OB 타선은 어린왕자의 손놀림에 여지없이 농락당했다.
시즌 4승째로 3연승.
겉보기와 다른 두둑한 배짱과 완급을 조절하는 컨트롤은 어느 정상급 투수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변화구의 구질과 배합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작년 겨울훈련 내내 김원형을 혹독하게 다그쳤던 계형철 투수코치는 이제는 안심이 된다는 듯 흐뭇한 표정.
큰 부상만 없다면 두자리 승수는 너끈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기대다.
김현욱 성영재 조규제 등 주전 투수들이 부상과 훈련 부족으로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쌍방울이 5할 승률로 기세 등등한 것도 `확실한 선발' 김원형의 공이 크다.
지난 96년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뒤 작년 9승을 거두며 재도약의 청신호를 밝혔던 김원형은 "박찬호의 투구를 거울삼아 적극적인 투구로 10승대에 오르겠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