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자신에게 지고 있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5시 27분
"정신력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라."
97시즌 14승을 거두며 `투수왕국' LA 다저스의 기둥투수로 올라섰던 박찬호(25)가 올시즌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작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기용됐던 박찬호는 총 29차례의 선발 경기서 22번이나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켰을 만큼 페이스가 꾸준했다.
그러나 허리부상으로 시작된 박찬호의 98시즌은 4승2패라는 기록이 낯간지러울 정도로 페이스가 들쭉날쭉하다.
10차례의 선발 경기중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것이 절반인 5번.
지난 9일에는 약체 플로리다 말린스전서 5_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정밀 검사결과 특별한 부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이상, 결국 선발투수 2년생 징크스이든 부상 후유증이든 정신적인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이유.
작년 예상을 뛰어넘은 활약으로 팀의 기둥선발이 된 박찬호는 올시즌 경기마다 반드시 승리해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허리통증은 정신적인 고통을 한층 힘들게 했다.
컨디션이 나쁘자 공격적인 피칭 보다는 코너워크 위주의 도망가는 투구를 하게됐고 이에 특유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덩달아 투구동작도 흔들리고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도 들쑥날쑥해져 제구력 문제까지 나타나고 있다.
줄곧 볼카운트에서 뒤지고 9이닝 평균 4.8개가 넘는 4구를 허용하면서 박찬호는 요즘 화를 자초하는 경기가 많다.
구스 그렉슨 투수코치는 "곧 투구동작과 릴리스포인트를 점검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고칠 부분은 별로 없다"는 견해.
결국 박찬호가 부활하는 길은 욕심을 버리고 강한 정신력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것 뿐이다.
[시카고=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