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병] 비문증 - 눈만 뜨면 '없는 물체'가 오락가락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4시 21분
"짝－."
"짝－."
40대 후반의 회사원 최모씨는 요즘 들어 눈 앞에서 모기가 날라 다니는 것 같아 느닷없이 손뼉을 치거나 손을 휘젓다가 머쓱해지는 일이 잦다.
주위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물론 모기는 없다.
다만 최씨 혼자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비문증(飛蚊症)'이다.
어느날 갑자기 눈 앞에 조그맣고 까만 물체가 왔다 갔다 하면서 쉬 없어지지도 않고 눈만 뜨면 되살아나는 통에 성가시기 짝이 없다.
비문증의 증상이다.
날 비(飛)자, 모기 문(蚊)자가 시사하듯, 이 증세가 있는 사람은 마치 눈앞에 모기가 날라 다니는 줄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비문증 때문에 요즘 안과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비문증은 병이 아니다.
안구(眼球)의 벽에 있는 물질이 떨어져 안구 속에서 돌아다니면 이 물질이 빛에 비춰져 마치 모기가 날라 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할 뿐이다.
비문증은 외부로부터 갑작스런 충격을 받거나 염증 때문에 생길 수 있다.
특히 고도근시인 사람은 안구 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정상인보다 비문증이 생길 확률이 훨씬 높다.
그러나 가장 많은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비문증은 불편할 뿐이지 눈에는 해가 없다.
특별한 치료 방법도 없고 불편하지만 그냥 지내는 수밖에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4∼5개월 지내면 익숙해진다.
비문증을 없애기 위한 응급처치 요령은 백지를 눈 앞에 두고 한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
비문증이 녹내장의 초기증상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드물게 망막이 안구 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50대 전에 비문증이 생겼다면 한번쯤 망막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모기'의 수가 늘어나거나, 눈앞이 번쩍하는 섬광증이 있으면 반드시 망막검사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서울안과의원 최우정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