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순PD] '이번엔 추억 신드롬' 레디 고!
기사입력 1998년 05월 21일 14시 21분
`애인'과 `신데렐라'의 명장 이창순 PD가 돌아왔다. 여인의 불륜심리를 절묘하게 묘사,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이 PD가 황신혜 이승연에 이어 톱스타 최진실을 내세워 또 다른 신화창조에 나선 것. MBC TV 새 미니시리즈 `추억'. 6월1일 첫방송을 앞두고 양수리 강변에서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PD를 만났다.
－`추억'을 소개해 달라.
▲아이를 둔 부부가 결혼 8년만에 이혼한 뒤 추억을 되새기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이혼은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드라마가 오히려 시청률만을 의식, 이혼과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나를 포함해 결혼한 사람치고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들에게 `추억'은 대리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이며 결혼과 이혼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극중 김승우와 최진실은 이혼한 뒤 각자의 사랑을 찾아 헤매다 다시 결합하게 된다. 별거만 해도 될 걸 굳이 이혼을 시킨 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건 불륜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별거보다는 이혼이 당사자의 입장에서 자유스럽다. 이혼한 뒤에 있을 수 있는 일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었을 뿐이다. 더욱이 작가 정성주씨도 이혼녀다.
－이혼남인 김승우와 처녀 고소영이 사귀는 건 차치하고 최진실이 유부남인 손창민과 잠자리까지 같이 한다. 이건 불륜 아닌가.
▲불륜의 기준이 뭔가. 참고로 손창민은 미국에 유학중인 아내가 바람난 상태다.
－시청률에 자신이 있는가.
▲드라마는 연출자 개인의 예술적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쾌락을 주는 대중오락이다. 18부로 예정돼 있지만 시청률이 나쁠 경우 언제라도 마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애인'이나 `신데렐라' 이상가는 대중적 인기를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
－캐스팅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
▲8개월이나 계속된 `그대 그리고 나'가 끝난 뒤 쉬지도 않고 출연해준 최진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극중 인영 역을 맡을 사람은 최진실밖에 없어 무리한 부탁을 했다.
－고소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고소영은 기획안도 보지 않은 채 출연제의에 선뜻 응해줬다. 나를 믿어서라고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부담도 크다.
－그동안 30대 여성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를 주로 연출했는데 20대의 신세대 드라마를 만들 계획은 없는가.
▲욕심은 있지만 적당한 배우가 없다. 배우는 무엇보다 연기가 생명이다. 그동안 연기력 있는 배우만 캐스팅했는데 앞으로는 조역을 맡기는 식으로 신인 연기자를 키우겠다.
[양수리=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