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라운드 법관 '심판이 흔들린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사례 1＝지난 10일 잠실 OB－현대전. 3－3인 8회말 OB 1루주자 정수근이 2루도루를 시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한 정수근의 손이 먼저 2루를 짚었으나 아웃.
▲사례 2＝11일 잠실 OB－현대전. 6회말 2사후 OB 3번 김동주가 친 공은 3루를 통과한뒤 좌익선상에 정확히 떨어졌지만 3루심은 파울→페어→파울로 두차례나 판정을 번복.
▲사례 3＝17일 인천 현대－삼성전. 5회초 현대 유격수 박진만은 삼성 1번 최익성의 땅볼을 잡아 1루에 송구했다. 공이 우익수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포구하는 현대 쿨바의 발이 1루에서 떨어졌으나 1루심은 아웃 선언.
▲사례 4＝17일 잠실 LG－한화전. 4－5로 뒤진 한화의 1사 1,3루 찬스에서 5번 치멜리스는 3루수 앞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전력질주. 이 공은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 병살로 처리됐지만 LG 1루수 김선진이 포구할 때는 이미 치멜리스의 발이 1루를 밟은 뒤였다.
`그라운드의 법관'인 심판들이 흔들리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 들어 유난히 오심이 잦을 뿐더러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잇달아 이에 불만을 품은 감독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감독들은 "한두번도 아니고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오심이 나오거나 계속 판정이 뒤바뀌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한탄한다.
위치 선정이 잘못되거나 콜 플레이가 너무 빨라 오심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세이프와 아웃 선언은 심판의 고유권한.
하지만 공 한개에 승부가 뒤바뀌는 게 야구다.
심판은 정확한 판정으로 양팀 선수들이 경기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내 프로야구에선 선수와 감독들의 심판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러니 `그라운드 법관'의 권위는 떨어진 셈.
심판들도 할말은 있다.
빡빡한 이동 스케줄에 작년과 달리 한조가 5명에서 4명으로 운영되면서 쌓이는 피로, 잦은 부상 등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얘기한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판정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줄여야 한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