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무리 전성시대' 이젠 끝나나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마무리 전성시대는 끝났는가.
최근 2년간 투수 각부문 상위 랭킹을 휩쓸어온 마무리 투수들이 올해는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해태 임창용만이 제몫을 할뿐, 삼성 파라와 현대 스트롱 한화 구대성이 한결같이 시원찮다.
쌍방울 조규제는 아직도 자리를 못잡았고 부상 뒤끝인 롯데 박지철은 모습조차 안보인다.
앞다퉈 불펜으로 모여든 각팀 에이스들의 괴력으로 `상훈불패' `대성불패' `창용불패'의 닉네임이 쏟아졌던 작년과는 딴판이다.
외국인 투수 파라와 스트롱은 나란히 3점차 이상에선 쉽게 세이브를 챙기지만 살얼음 승부에선 `불지르기'가 특기.
파라는 직구뿐인 단조로운 구질, 스트롱은 `새가슴'을 의심받고 있다.
이쯤되면 타자들의 집중력이 엄청나게 강해지는 한두점차 위기에서 믿고 올리는 벤치가 용감해보일 정도.
어느새 상대 타선이 기다리는 마무리로 전락한 구대성은 결국 벤치가 선발 복귀 처방을 내렸다.
올시즌 마무리 약세의 이유는 실력 만큼이나 경험이 중요한 마무리에 신참이 북적댄다는 점.
작년의 마무리 용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결과다.
LG 이상훈은 일본으로 떠났고 삼성 김태한은 입대했으며 현대 정명원은 선발로 변신했다.
스트롱과 파라가 모두 선발 출신이어서 마무리가 낯설다.
엔트리 재등록 기한이 열흘로 늘어난뒤 각팀이 허리 아끼기에 필사적인 것도 마무리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
벤치가 중반 이후에 마운드의 승부수를 던지기 힘들어졌고, 이는 작년과 같은 `불펜 에이스'의 등장이나 선발→중간→마무리의 안정된 이어던지기 패턴을 힘들게해 전반적인 불펜의 약세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