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대표팀 전용버스는 '움직이는 상황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감독님과 떨어져서 앉고 싶어요."
대표팀 전용버스 서울 6부 9125호.
월드컵 16강의 꿈을 실은 29인승 전용버스에는 각각 자기 좌석이 정해져 있다.
차범근 감독의 자리는 가장 상석. 운전석 바로뒤 2인용 좌석이 그의 지정석이다.
평상시 옆자리는 비어있는데 차감독은 이동중에도 선수들을 불러 개인면담을 한다. `움직이는 작전상황실'인 셈.
재미있는 것은 선수들의 좌석위치.
황선홍 최영일 등 고참들은 가급적 감독과 멀리 떨어진 뒷쪽에 앉는다.
아무래도 감독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반면 이동국 등 신참의 자리는 `형님'들에 밀려 차감독자리 가까이에 있다.
맨 뒷자리는 이민성 장형석 등 중고참들의 차지였지만 서정원 등 해외파가 합류하면서 서열에 따라 차감독 곁으로 밀려났다.
대표팀 전용버스는 축구협회장과 운명을 같이 했다.
현재의 버스는 4년전 정몽준회장이 축구협회장에 취임할 당시 현대자동차가 기증한 것.
당시 가격이 1억1천만원정도였는데 우등 고속버스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옵션이 하나도 설치되어있지않아 현재 프로구단들이 타고 있는 전용버스에 비하면 한단계 낮은 등급이다.
김우중회장이 축구협회장을 맡고 있었을땐 대우에서 생산한 버스를 타고 다녔단다.
대표팀 전용버스를 운전하는 축구협회 이윤우기사（53）는 "몸값이 워낙 비싼 선수들이다 보니 운전할때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한다.
현재 6만㎞정도 운행했는데 물론 무사고. 딱지도 한번 떼지 않았다.
"운전을 하다보면 법규위반을 할때도 있었지만 교통순경들이 먼저 알아보고 `알아서' 봐준다"는게 이기사의 귀뜸이다.
[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