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수비-플레이메이커 1인2역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이쪽을 막으면, 저쪽이 터지고…."
`월드스타' 홍명보（29．벨마레 히라쓰카）가 `구멍'을 막느라 정신이 없다.
`구멍'은 다름아닌 월드컵축구팀의 취약포지션인 수비와 플레이메이커.
문제는 두 포지션이 다같이 그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19일 자메이카전서도 차감독은 그를 맛있는 음식을 아껴먹듯 소중하게 나눠썼다.
후반 초에는 플레이메이커로, 중반 이후에는 그의 전공인 리베로 겸 스위퍼를 맡긴 것.
덕분에 전반내내 갑갑했던 미드필드가 살아났고, 수비도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홍명보로선 정신이 없다.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기까지 하니 원래 제 포지션이 어딘지 헷갈릴 때가 적지 않다.
차감독으로서도 고민이다.
홍명보가 둘만 있다면 바랄게 없지만 실존인물은 엄연히 한명뿐.
때문에 플레이메이커로 김도근 유상철 윤정환（탈락） 고종수 노정윤 등을 테스트 해보고, 스위퍼에 유상철 장대일 등을 투입해 봤지만 `홍명보 카드'에 비할 바는 못됐다.
때로는 홍명보를 수비와 미드필드의 중간에 적당히 걸쳐놓고 더블 게임메이커를 가동해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웬지 어색한 느낌.
앞으로도 홍명보가 어떻게 배치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차감독 조차도.
확실한 것은 가장 큰 `구멍'에 기용될 것이라는 사실 뿐이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