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ML메시지] 존슨,노모빼고 투수들 환영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4시 20분
2년 넘게 호흡을 맞췄던 포수 마이크 피아자의 전격 트레이드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물론 재계약이 난항을 겪고 엄청난 연봉을 요구해 팬들의 야유를 받는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즌이 끝난뒤 협상으로 결국은 다저스 선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다저스의 간판인 피아자가 순식간에 팀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야구는 결국 비지니스라더니 정말 비정한 프로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줘 나도 느끼고 배운점이 많다.
물론 뛰어난 실력이 프로에서 살아남는 길이지만 실력만이 전부는 아닌 모양이다.
또한 오말리 구단주가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정말로 오말리 시대는 끝이 난것 같다.
이번 트레이드로 다저스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갖게 됐다.
투수인 나는 자연히 포수인 찰스 존슨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3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는 존슨은 흑인으로 착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전혀 운동 선수 같지 않은데 일단 포수 마스크를 쓰고나면 날쌘 표범처럼 수비도 정말로 잘하고 투수 리드도 아주 뛰어나다.
트레이드가 이뤄지고 얼마 안되서 내색은 못하지만 투수들 모두가 아주 즐거워하고 있다.
노모 히데오만 빼고 말이다.
노모는 워낙 피아자랑 친하기도 했고, 자신과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며 피아자가 떠난 것을 상당히 아쉬워 하고 있다.
그러나 송구력, 수비력, 투수 리드에서 발군인 찰스 존슨이 안방을 지키니 앞으로 마운드가 훨씬 탄탄해질 것은 분명하다.
이름의 머리 글자를 따 CJ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존슨은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가 있는 플로리다주 베로 비치 바로 남쪽의 포트 피어스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다저스 팬이었다고 한다.
CJ 역시 이번 트레이드는 전혀 예상밖이었다고 한다.
연봉 삭감에 몰두하고 있는 플로리다 말린스지만 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플로리다가 고향인 CJ만은 결코 트레이드하지 않을 방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비지니스맨들이 손익 계산을 뽑은 결과 CJ도 트레이드 대상이 되고 말았다.
절대로 트레이드되지 않을 것이라던 두명의 뛰어난 포수들이 유니폼을 바꿔입은 셈이다.
언젠가 나도 트레이드되는 날이 올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일단은 새 포수 CJ와 호흡을 맞춰 매게임 최선을 다할뿐이다.[20일 오전 시카고 원정숙소에서]
인터넷주소:http://www.chanhopark61.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