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전시의 거리' 명소 된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4시 20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멀고, 서울시립미술관은 볼게 없다. 서울의 잿빛도심에 근사한 미술관이 많았으면…'
이렇게 생각해온 서울시민들에게 기쁜 소식이 있다.
올 7월초 삼성문화재단이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층 옥외에 `로댕갤러리'를 개관하고, 12월말엔 덕수궁 석조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분관이 들어서는 것.
3년전 `로댕미술관'으로 기획됐으나, 규모가 축소된 `로댕갤러리'는 삼성문화재단이 프랑스의 세계적인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갤러리.
전체 공간이 500평,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 면적이 총 300평. 로댕은 물론, 로댕과 동시대에 살았던 조각가나 화가의 작품도 기획전으로 함께 수용될 예정이다.
개관전은 로댕의 대표작인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 등 대작과 소품 20여점으로 꾸며진다. 파리의 로댕미술관을 통해 구입한 이 작품들은 가격으로만 따져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지옥의 문'은 로댕이 1880년 프랑스 정부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것으로,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 고통 죽음 등을 담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 등 로댕 조각의 많은 모티브가 포함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칼레의 시민'은 1347년 영국 에드워드 3세 군대의 포격속에서 칼레시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볼모가 됐던 시민들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대형 군상이다.
갤러리 건물은 미국의 유명 건축사무소 KFP가 마치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처럼 유리와 강철빔으로만 설계, 도심의 명물로 자리잡을 듯.
한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은 7월부터 현재의 문화재관리국 자리를 개보수, 12월말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개관전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명품 100선'전을 치르고, 이어 `한국현대미술 99' `새로 찾은 근대 미술전' 등 기획전을 구상중이다. 1년에 4개 기획전과 상설전시를 병행하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 "서울분관과 로댕갤러리가 문을 열면 서울시민들이 수준높은 문화를 한껏 즐기는 것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문화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 2년 후면 정동 대법원 자리에 서울시립미술관도 옮겨와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 면모를 보일 예정이어서, 이 일대는 정동극장 등 기존의 공연장과 함께 향기로운 문화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