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김희중 9단●최병규 8단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3시 47분
제5보(63∼87)＝흑 63으로 뻗은 좌상귀는 모양상 수가 나는 모습. 물론 호락호락 잡힐 백은 아니지만 흑으로선 어떻게 수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자칫 욕심을 부리다 `긁어 부스럼'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흑 65가 우려했던 긁어 부스럼격이 된 수. 이곳은 흑이 굳이 수를 내려 한다면 빅이 최선.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빅을 내는 수단은 아무 의미도 없다. 아직 둘 곳도 많고 후수 빅인데다 수순에서 보듯이 흑은 바깥 공배가 메워져 `가'로 끊기는 약점이 백에 활용당하는 맛까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흑 65로는 그냥 69에 젖혀 상변에서 끝내기 선수득을 보는 것으로 처리하고 큰 곳을 선행해가는 것이 순리였던 것. 수순 중 흑 69는 주의를 요한다. 무심코 [참고도 1] 흑 1로 막기 쉬운 곳. 그러나 백 6 젖힘의 수가 들어 흑의 낭패. 다음 흑 A로 뻗는 것은 백 B로 흑의 한수 부족.
그렇다고 흑 C로 막아 백 A의 패는 흑으로서 워낙 부담이 커 겁난다.
어쨌든 흑은 `나'로 젖히면 빅이나 백 `다', 흑 `라' 때 백 `마'의 치중수가 있어 후수 빅. 그래서 그곳을 손볼 여유가 없다. 흑 75는 마지막 남은 큰 곳. 이젠 좌변이 새로운 국면의 초점으로 떠오른 장면인데, 당연해 보이는 백 78이 문제의 한수로 지목되었다. 지금은 무엇보다 좌변 백진의 확장에 주력할 때라는 것.
그런 까닭에 [참고도 2] 백 1로 뛸 자리. 흑 2엔 백 3 이하 9까지 귀는 귀대로, 좌변은 좌변대로 키워 백의 호조였던 것인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