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계곡] 원시의 숲 헤치며 '환상 트레킹'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3시 47분
경기도 북동부 산악지대 가평은 오지가 많기로 소문난 곳.
해발 1천m를 넘나드는 만만찮은 높이로 뻗은 한북정맥 덕분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게 마련.
등산객들의 등쌀에 시달린 능선과 달리 골짜기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들이 더러 남아있다.
이중 가장 사람때를 덜 타 계곡 트레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임산계곡.
귀목봉(1,036m)과 명지산(1,267m) 사이 귀목고개에서 북쪽으로 뻗은 이 골짜기는 깊고 험해 약초 캐는 심마니나 군인들이 가끔 지날뿐이다.
트레킹의 들머리는 포천군 일동면 조침이.
민둥산과 강씨봉 사이 도성고개를 넘어 가평군 논남기로 내려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보이는 골이 임산계곡이다.
기독교 가평수양관을 지나면서 드물어진 인적은 계류를 서너번 건너 한봉단지를 지나면서 완전히 끊긴다.
계곡물은 아무데서나 떠마셔도 어지간한 약수보다 한 수 위이고, 가재는 물론 `산메기'도 살고 있다.
골짜기를 따라 지그재그로 나있는 길을 걸으려면 지팡이 하나쯤은 필수.
계곡을 건널때 중심을 잡거나 우거진 수풀과 거미줄을 헤치는데 긴요하다.
고도를 높일수록 숲의 원시미(美)는 점입가경이다.
얽히고 설킨 다래덩굴과 다북하게 자란 양치식물군은 아마존의 밀림을 방불케하고 울창한 숲때문에 플래시 없이는 사진 찍기가 불가능할만큼 어둠컴컴하다.
융단같은 푸른 이끼가 덮인 바위사이로 물이 흐르는 골은 서늘한 기운이 감돌아 무더운 날씨에도 땀이 나지 않는다.
트레킹은 등산객들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는 귀목령(752m)에서 끝난다.
▲트레킹 가이드
가평군 북면 거릿내에서 논남기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평∼거릿내를 잇는 363번 지방도로는 4륜구동 자동차가 아니면 힘든데다 그렇게 되면 실제 트레킹 거리가 너무 짧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조침이에서 도성고개를 거쳐가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계곡을 수십차례 건너야하므로 계곡 트레킹용 샌들이나 경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조침이에서 논남기(2시간)까지는 빠르게, 논남기에서 귀목고개(2시간)까지는 느리게 걷는 것이 경치를 즐기는 방법.
한봉단지를 지나면 적당한 앉을 곳이 없으므로 점심 도시락은 임산계곡 초입에서 까먹는 것이 좋고 가끔 뱀도 나타나므로 요주의.
▲교통안내
포천에서 시내버스 7번이 조침이까지 간다. 요금은 2천원.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사창리-와수리방면으로 가는 진흥여객은 조침이에서는 서지 않지만 운전기사에게 미리 부탁해두면 내릴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은 귀목고개에서 상판으로 하산, 버스로 현리까지 간 후 서울행 직행버스를 타면된다. 상판∼현리는 940원, 현리∼서울은 3천원.
상판 민박＝손기창씨 (0356)85-0358
[가평=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