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사투(10)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3시 47분


"F－18편대, 영공을 떠나라."

다시 무전기가 울리자 맥킨지 소령은 쓴웃음을 지었다.

"우린 이집트 정부와의 협정에 의해 훈련비행 중이야. 전방의 F－15기를 치워라."

그가 목소리를 높였다.

"치우지 않는다면 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

"이것봐. F－18."

그쪽도 목소리를 높였으나 잡음과 함께 다음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리버풀이나 5함대 쪽에서 방해 전파를 쏘았을 것이다.

레이더에 나타난 F－15기 3대와는 2분 간격으로 좁혀져 있었다.

"편대장, 정면으로 옵니다."

오른쪽의 고든 대위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쳐 지나갈까요?"

고도 차이는 이천피트쯤 되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무전기가 울렸으므로 그는 스위치를 켰다.

"B편대, F－15를 쫓아라."

함대 사령부의 허드슨 대령이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요격을 해. 마사일 발사장치를 열고."

"열어놓아요?"

"그렇다."

통신이 끊기자 맥킨지는 등이 서늘해졌다. 이건 실전보다 더 어려운 일인 것이다.

저쪽에서 오판하여 미사일을 쏠 수도있다. 그는 편대를 향해 무전기의 스위치를 켰다.

"요격이다. 미사일 발사장치를 열어."

"젠장."

소리친 것은 고든이다. 그는 작년에 엔진 고장으로 F－18 한대를 잃었으나 운좋게 함대 비행단에 복귀한 사내였다.

거리가 일분 간격으로 가까워졌고 다섯대의 F－18은 일제히 미사일 발사장치의 스위치를 눌렀다.

이 거리면 AIM－9M 사이드와인더로 백발백중이다.

"놈들이 미사일 발사장치를 열었어！ 난 이미 놈들에게 잡혀있어！"

무시디 중위가 아우성치듯 말했으므로 프램 소령이 버럭 소리쳤다.

"닥쳐！ 무시디."

그는 침착하게 무전기의 스위치를 켰다.

"본부, F－18이 사이드와인더 발사장치를 열었다."

"이런 빌어먹을！"

기지 부사령관 호산대령이 당황했다.

"너희들도 열어！"

이쪽의 통신은 개방되어 있어서 3대의 F－15도 일제히 미사일 발사장치를 열었다.

F－15에 장착된 미사일은 AIM－7F 스페로 미사일이다. 거리는 30초로 가까워졌고 AIM－9M의 사계가 비록 300도 가깝지만 정면인 이상 백발백중이다.

"본부, 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젠 다급하게 물으며 프램이 앞쪽을 노려보았다. 육안으로 보일 거리였다.

"놈들이 발사하면 발사해라."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내가 아나? 훈련이라는 거야."

"개자식들."

그 순간 앞쪽에서 새까만점 다섯개가 나타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머리 위쪽을 스치고 지났는데 굉음이 귀를 울렸다.

"아니."

레이더에 시선을 내린 프램이 와락 눈을 치켜떴다. 미사일 하나가 긴 곡선을 그으며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거야！"

그가 고함을 치자 무시디가 더듬대며 말했다.

"발, 발사장치를 눌렀습니다."

"이 망할자식！"

F－18이 스쳐 지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발사 버튼을 누른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