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MT] '비용은 절반 기쁨은 두배'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3시 47분
대학생들의 MT문화가 바뀌고 있다.
`행사규모의 축소', `행선지 변경' 등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추기 위한 갖가지 IMF형 짠돌이 전략들이 세워지면서 파격적인 MT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장소다.
그동안 수도권 대학의 경우 청평이나 대성리, 강촌 등 경춘가도변의 MT촌을 찾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들어선 교외로 나가는 팀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뜻밖에도 MT촌 대신 학교를 찾는다.
캠퍼스에다 텐트를 쳐 야영을 하기도 하고, 잔디밭에서 밤을 지새며 젊음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학교측의 협조가 여의치 못하면 동아리방이나 과방에 모여앉아 청평 분위기(?)를 낸다.
친구 자취방을 택해 교통비와 시설 임대비 등을 고스란히 절약하기도 하고, 지방에 사는 친구집으로 가서 바깥바람을 쐬며 친구네 봄농사를 거들기도 한다.
MT촌에서 맛볼 수 있는 맑은 공기나 경치, 완행열차나 관광버스를 타는 설레임 따위는 없지만 나름대로 별난 즐거움이 있다는 게 학생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특히 `동네 MT'는 준비를 위해 부산을 떨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얼마전 학교 근처의 자기 음악작업실에서 학회 MT를 치렀다는 서울대 이재환군(2년)은 "1인당 1만5천원 정도 들던 MT비를 절반으로 줄이고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었다"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대 분위기에 맞춰 변모해 가는 대학생들의 알뜰 MT.
앞으로 또 어떤 형태의 MT가 등장할 지 궁금하다.
[손정자 명예기자(서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