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뛰어난 말바꾸기 재주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5시 19분


한 번 쏟아 버리면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이 `물' 말고 또 있다. 바로 `말'이 그렇다.

말을 잔뜩 실은 트럭이 뒤집어졌다 치자. 길길이 날뛰는 말들을 어떻게 다시 주워 담을 수 있겠는가.

그 말들은 성난 인도네시아의 시위대처럼 변하고 말것이다. 아참, 그 말(馬)이 아니고 말(言)이다.

그러나 잘못한 말도 얼른 `수리'를 하면 깔끔하게 고칠 수 있다.

유명한 야그.

한 남자가 명예훼손죄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판사 "아니 사람을 보고 여우라 부르다뇨? 당신은 이 여자에게 잘못한 것입니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습니다."

남자 "판사님! 만일 여우를 보고 사람이라고 하면 죄가 되나요 안 되나요?"

판사, 잠시 뇌를 갸우뚱 굴리더니 "여우를 만물의 영장인 사람으로 비유했는데 죄가 될리 없죠."

그러자 그 남자, 자기를 고소한 여자를 향해 "에이, 사람아!"했단다.

과일가게에서 일하는 김군도 말을 함부로 뱉지만 주워 담는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어떤 사람이 와서 수박 반통을 살 수 없겠느냐고 묻자 그는 안에 있는 주인에게 말했다.

"얼간이 같은 놈이 수박 반통을 달래지 뭡니까?!"

그런데 그 말을 절대 `얼간이'가 아닌 고객이 들었다. 손님의 얼굴은 푸르락+파르락.

그러자 김군 "그런데 그 나머지 반통을 이 신사분께서 사신다지 뭡니까?"

졸지에 얼간이가 됐다가 다시 창졸지간에 신사가 된 그 손님 어이가 없기도 하고 김군놈의 넉살이 아주 밉지는 않기에 물었다.

"네 고향이 어디냐? 서울엔 언제 왔냐?"

"제 고향은 저∼ 쪽 K시입니다."

"아니 K시면 아주 좋은 곳인데…"

"에이, 좋긴요! 거긴 젊은 여자들이 죄다 창녀들 같아요. 장가 들기도 겁이 나요. 아참! 여자 탁구팀이 있긴 하죠."

그 사람 이번엔 못 참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소릴 질렀다.

"얌마! 내 마누라도 그곳 K시 출신이야!!"

그러자 김군 "정말이십니까? 사모님께선 어떤 팀에서 탁구를 하셨나요?"

_무심코 뱉는 말이 비수가 되어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판다. 조심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