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김희중 9단●최규병 8단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5시 02분
제4보(49∼63)＝개인적 기풍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격과 타개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하는 질문을 던지면 아마도 전자 쪽으로 손을 드는 기사들이 많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도 종종 공격이 먹혀들어가지 않아 실족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만큼 공격이란 한수 삐끗하는 날이면 그대로 무너질 위험부담이 많은 것이다. 이 판도 초반 흑의 공격미스로 지금까지 흑은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9까지 흑은 상변에 어느 정도 실리를 확보했으나 크게 미흡한 결과.
이미 우변에서 잃은 실리가 크며 중앙에 끊긴 흑말이 곤마로 변해 판을 크게 그르친 형국이다.
백 50은 독특한 행마. 한줄이라도 중앙 쪽을 지향하려는 뜻이다. 흑 51로 달아날 때 백 52가 주의를 요하는 수. 감각적으로 [참고도 1] 백 1로 받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달콤한 유혹. 다음 흑 2, 4를 예상하면 그 유혹은 대번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흑 53 막힘을 순순히 허용하고 백 54로 대세에 주력하는 백의 활발한 반면 운영이 돋보이는 국면.
그런데 흑 57 응수타진에 백 58은 `가'로 비켜받는 것이 좋았다. 다음 흑 59, 백 60 때 흑이 어느 쪽을 끊든지 끊는 쪽을 잡으면 된다. 실전은 흑 61로 끊어 왔을 때 백이 63으로 잡지 못하고 있다. 즉 [참고도 2] 백 1로 잡으면 11까지 끊기는 뒷맛이 눈엣가시.
흑이 당장 이 수순을 결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맛 때문에 흑 A의 젖힘, 흑 B의 걸침 등이 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