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8·15논쟁' 불 붙었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4시 18분
PC통신에 때아닌 `8·15' 논쟁이 붙었다.
하이텔이나 천리안 등 `민초'들의 발언대인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8·15'에 관련된 찬반 양론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콜라독립 815'.
이 콜라는 지난달 범양식품（주）（사장 조갑용）이 미국의 코카콜라사와 결별하면서 순수하게 국산원액으로 만든 제품으로 25년간 지속된 코카콜라와 단절한다는 의미에서 `8·15 해방'을 패러디한 이름으로 결정됐다.
네티즌들은 이 콜라의 등장에 대해 `애국심 차원에서 애용해야한다'는 옹호파와 `제품의 품질로 평가해야 된다'는 반대파, `논쟁이 무의미하다'는 중도파로 나뉘어져 뜨거운 설전을 펼치고 있다.
ID가 `단비 사랑'인 김진수씨는 IMF를 빗대 "IMF에서 벗어나자는 의미에서 8·15독립을 기원하는 콜라를 마시자"고 주장하는가 하면 `29 key'는 "윤봉길 의사가 홍구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대신해 815를 던졌다면 빨리 해방이 됐을 것"이라는 코믹한 내용의 글을 띄웠다.
또 "광복절에 콜라독립 815를 외치자"（anpong）,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말더듬이 송강호를 등장시켜 815를 안먹으면 배반이야 배반∼"（2142hhj）이라고 적었고 어느 극성파는 "너 아니면 나에게 죽음을 달라"고 하소연（?）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반대파들은 `독립콜라 815'가 품질이 아닌 `국수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꼬집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 정말 짜증난다"（MOPA）고 불만을 표시했다.
ID가 `p7170'인 안동헌씨는 "품질로 승부해야지 어설픈 애국심으로 판매를 해서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면서 "피 터지는 경쟁사회에서는 품질과 가격이 관건"이라고 질책했다.
범양측이 홍보 아르바이트생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는 소문을 겨냥해 `jj12y'는 "속보인다. IMF가 끝나면 어쩔 것이가. 광복절에나 팔 것인가"라고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
옹호파와 반대파들의 논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태를 관망하고 있던 중도파들이 최근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자'는 의견을 올렸다.
박화종씨（65271272）는 "815를 마시든, 다른 콜라를 마시든, 순전히 소비자의 선택이다. 코카콜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은 코카콜라를 마시고 815를 마시고 싶을 때는 815를 마시면 될 것 아닌가"라며 점잖게 타일렀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