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감독] '야구9단' 냉엄한 승부사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3시 59분
▲모그룹의 부도로 장래가 불투명하다.
▲8개구단중 유일하게 외국 선수가 없다.
▲최고 포수 박경완의 트레이드로 전력손실이 가장 크다.
▲객관적인 전력상 `꼴찌 영순위'다.
지금 쌍방울은?
19일 현재 13승14패로 현대 삼성 LG에 이어 4위.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6연승을 올리는 등 `4월 터널'을 벗어난 `5월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시즌 초반인데…"라고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쌍방울을 경험해본 일부 감독들은 벌써부터 고개를 젓는다.
흔히 "쌍방울 야구의 90％ 이상은 감독의 몫"이라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56）.
"야구를 위해 태어났고 야구가 인생의 전부"라는 자존심 강한 컴퓨터 사령탑이다.
수년전 벌어진 경기라도 1회부터 9회까지 100％ `다시 짚어보기'가 가능하다.
컴퓨터 야구는 마운드 운영에서 절정에 이른다.
쌍방울은 투수 자원이 부족해 올시즌 처음 실시되는 선발투수 예고제로 적잖은 고충을 겪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선발이 노출되는 약점을, 예상치 못했던 미들맨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신 돌격대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아무 불평없이 따라주는 선수들이 고마울뿐이다. 선수들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야구만 생각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경제난 때문에 정신이 풀어지기 쉬운 선수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카리스마는 흔들림없는 소신과 냉엄한 지휘.
지난 96년과 97년, 최약체라는 예상을 뒤엎고 2년연속 팀을 포스트 시즌에 올려놓은 `야구 9단'.
그의 집념이 서울 부산 대구 팬들의 시선마저 `IMF 팀' 쌍방울로 이끌고 있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