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김희중 9단●최규병 8단
기사입력 1998년 05월 18일 14시 22분
제3보(34∼49)＝최근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기사들이 적지 않다. 김 9단도 그 중 한사람. 70년대 `기왕' 위를 차지하며 한때 `기왕전의 사나이'로 불리면서 전성기를 누렸던 사람. 특히 속기전에 강한 일면을 보이며 `속기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간 속기 TV기전 `바둑왕전'에서 3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데 올 바둑왕전에서도 패자조 결승까지 진출하며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는 그다. 또한 이 기전을 포함, 여러 기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의 분발을 기대해 보자.
전보 흑 ▲의 무리한 공격으로 본보들어 흑은 위기를 맞고 있다. 백 34가 기분좋은 선수활용. 백의 근거상 흑은 `가'로 막고 싶지만 당장 백 `나'로 상변이 뚫리게 되므로 35는 불가피한 응수. 그런 다음 백 36으로 째고 나가니 누가 공격하고 공격당하는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흑 37은 고심 끝에 단행한 최강수. 결과를 떠나 이렇게 버틸 수밖에 없는 흑의 입장이다. 행마상으론 [참고도 1] 흑 1이 유연한 공격. 그러나 백 4가 멋진 맥점으로 어떻게 변화해도 흑이 안된다는 결론. 그러나 흑 38, 40으로 끊기니 흑 41, 43이 불가피한 조치.
그래서 백 44로 끊기게 되어서는 일단 흑의 실패가 역력하다. 백은 힘들이지 않고 우변에 큰 실리를 확보해 대만족. 설상가상으로 흑 45로 단수칠 수밖에 없는 것이 흑의 아픔.
기분같아선 [참고도 2] 흑 1로 단수쳐 백을 공격하고 싶지만 6까지 이 백말을 잡지 못하면 여기서 그대로 판이 끝나고마니 흑으로선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