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84) 마사이족 성년식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18일은 성년의 날이다.
만 스무 살이 된 청춘들은 이제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모든 민족은 성년식을 매우 중시했다.
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은 소년들을 용맹하게 키우는게 교육의 제일목적이다.
남자 아이가 성장하면 무시무시한 성년식을 치른다. `성년식＝할례식'이다.
할례를 끝낸 소년들은 부락을 떠나 들판에서 생활해야 한다. 그 기간이 무려 1년.
소년들은 할례의식 도중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거친 황야 생활을 하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할례와 황야 생활을 무사히 끝낸 일부 소년들만이 마을로 돌아와 당당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성년식을 무사히 마친 소년들은 전사（戰士） `모란'이 되는 자격을 얻는다.
성년이 된 소년은 결혼도 할 수 있다. 일부다처제인데, 성비를 맞추기 위한 방법이다.
이렇게 `할례식＝성인식'은 다른 지역에서도 수없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제 현대의 성인식을 보자.
일본에선 매년 1월15일을 성년의 날로 정해놓고 있다.
이날 스무살이 된 여성들은 빨강 보라 분홍 등 색색의 기모노를 입는다. 머리에는 비녀나 꽃을 꽂기도 한다.
기모노는 소매가 거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격식을 제대로 갖춘 정통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입는 방법이 아주 복잡해서 미장원에서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다. 전문 강사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일생에 단 한번 성년의 날에만 입을 수 있는 이 기모노는 아주 비싸다. 수백만원 짜리도 많다.
여성들은 이 기모노를 평생 간직하거나 일가친척에 물려준다.
여자들은 이날 사진촬영도 한다. 스무살의 나를 영원히 사진에 담아두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덤덤하게 양복만 걸친다.
호주에는 17∼19세의 소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무도회 행사가 있다.
성인식이나 다름없는 이날 행사에 소녀들은 흰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를 자랑하며 연미복 입은 청년들을 유혹한다. 지역유지와 학부형도 초대한다.
이 행사는 미국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것이다.
한동안은 무도회 왈츠 사교춤 드레스 따위가 성차별주의의 산물이라고 거부돼왔으나, 최근들어 명실공히 성년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성인은 무엇이고 성인식은 무슨 의미일까.
김열규 교수는 `한국의 문화코드 열다섯 가지'（금호문화 간）라는 책에서 "성년식은 어머니의 아이에서 아버지의 아이로 옮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해가는 과정이라는 애기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