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세상끝까지'] '김희선을 살립시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희선이를 살려주세요."
톱스타 김희선 구명운동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MBC TV 미니시리즈 `세상 끝까지'에서 백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김희선（서희 역）을 살려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 제작진들을 당혹케 하고 있는 것.
PC통신에는 생모에게서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성폭행한 남자의 아이를 낳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항암치료를 거부하는 김희선을 더 이상 고통받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김희선을 살리지 않을 경우 시청거부운동까지 펼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그렇잖아도 IMF로 우울한 마당에 김희선의 쾌유로 희망을 찾고 싶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작진들을 난감하게 하는 것은 백혈병 환자 가족들의 처절한 애원.
작가 정유경씨는 "김희선이 결국은 죽고 말 것이라는 사실에 백혈병에 걸려 몇년째 고생하고 있는 아이가 희망을 잃고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졌다는 등 환자가족들의 성화가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고 극의 전개상 김희선이 백혈병에서 회복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건 어렵다는 게 정씨의 얘기.
16부작중 15회에서 류시원（세준 역）과 결혼식을 올린 뒤 마지막회에서 아이를 낳아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생의 마지막 불꽃을 아름답게 불태우는 것도 해핑엔딩이라는 것.
단지 김희선에게 커다란 아픔만을 던져주고 떠난 김호진（민혁 역）만큼은 김희선 구명운동자들의 아픔을 어우르기 위해서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