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초청무대] 동서양 현대무용 '뜻깊은 만남'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개관 10주년을 맞은 예술의 전당이 영국 램버트 댄스컴퍼니와 홍신자&웃는돌무용단을 오페라극장에 초청, 5월 무대를 장식한다.
국내초연인 영국 램버트 댄스컴퍼니는 19∼22일 오후 7시 30분, 홍신자&웃는돌무용단은 27∼28일 오후 7시 30분에 각각 무용팬들을 만난다. 클래식 발레에 기초한 영국현대무용과 동양전통 미학에 뿌리를 둔 한국현대무용단을 비교, 감상해볼만한 무대다.
영국 램버트 댄스컴퍼니는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인기를 얻는 영국 최고의 현대무용단.
독일 피나바우쉬와 함께 유럽 현대무용의 대표주자로 꼽히며 20세기초 유럽 문화계를 뒤흔들었던 발레 륏스 출신의 마리 램버크가 1926년 창단했다.
초창기에는 클래식발레를 주 레퍼터리로 했지만, 재정난과 정체성 확보를 위해 1966년 현대무용단으로 전환했다. 이때부터 고전발레의 토대 위에 다양한 현대무용 사조를 가미, 춤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현재의 예술감독인 크리스토퍼 브루스가 당시 중심역할을 했다.
이 무용단의 춤은 유연한 동작의 흐름, 중력과 낙하의 법칙을 이용한 리듬과 템포 변화 등이 특징.
헨델 음악에 맞춰 미국의 천재안무가 폴 테일러가 안무, 밀고 당기는 춤맛이 돋보이는 `에어스'와 대중음악가 필립 챔본의 곡에 크리스토퍼 브루스가 안무한 `스트림', 롤링 스톤스의 `As Tears Go By' `Little Red Rooster' 등 강렬한 록큰롤 음악과 브루스의 절제된 안무가 조화를 이루는 `루스터' 등을 선보인다.
한편,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전위무용가 홍신자씨가 이끄는 웃는돌무용단은 홍씨의 삶과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4막구성의 `순례'（45분）와 홍씨의 솔로작 `새'（25분）를 선보인다.
기교가 뛰어난 램버트 댄스컴퍼니와 달리, 홍신자씨와 웃는돌무용단은 무기교가 기교인듯 동작을 한없이 절제, 관객의 인내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감상한다면, 동양철학에 기초한 명상적 분위기의 독창적인 춤세계와 만날수 있다.
지난해 세계연극제 기간 중 초연된 `순례'는 거적을 걸친 10여명의 무용수들이 50㎝ 높이의 목발에 대나무를 어깨에 매고 나와, 시종일관 특별한 느린 동작으로 양팔을 음악에 따라 바람에 물결치듯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게 특징. `새'는 홍씨가 자신의 삶을 새의 상징성으로 반추한 작품으로 홍씨가 홀로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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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