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족집게 예보관' 김성근 감독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요즘 "야구 안해도 굶어죽지 않겠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날씨에 대한 쪽집게 예측 덕이다.
엘리뇨 현상으로 인한 오락가락 날씨 때문에 기상청 조차 거짓말쟁이가 되기 일쑤지만 그의 예상 적중은 신기할 정도다.
지난 14일 청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2차전.
김감독은 전날 56개의 공을 뿌리며 세이브를 따낸 김현욱을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렸다.
무리수가 아니냐고 묻자, "어차피 이틀 던졌으니까 내일은 쉬게 할거고, 모레（16일）는 비가와서 경기가 없을테니까 별 탈은 없을 거야."
김감독의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결국 쌍방울은 김현욱의 호투를 발판으로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이뿐 아니라 김감독은 시즌 초반 계속된 비로 인해 무더기로 경기가 취소될때도, `깜짝 예보'로 선수단을 놀라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다국적 채널' 덕분이란 게 그의 설명.
재일교포 출신인 김감독은 올해들어 1주일 단위로 일본 기상청에 문의, 한_일 기상청의 일기 예보를 근거로 매월 선수단 스케줄을 잡는다.
초점은 경기 취소를 염두에 둔 투수로테이션에 맞춰져 있다.
매주 이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보는 `팬'도 생겼다고.
8∼9명으로 겨우 마운드를 꾸려가는 쌍방울에 3연전중의 비는 그야말로 희소식.
최근 6연승을 보태 12승12패로 단독 3위에 점프한 쌍방울.
악조건 속의 투혼이 컴퓨터 사령탑의 `지혜'로 더욱 빛나고 있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