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마음 비우니 잘풀리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역시 `시작이 반'이었다.
LG `캐넌히터' 김재현（23）이 첫 홈런 이후 무서운 타격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올시즌 25경기 만에 첫 홈런을 때려낸 김재현은 15일 4타수 3안타 2타점, 특히 펜스를 직접 맞히는 대형 타구를 2개나 날린 것.
김재현의 맹타에 힘입어 팀도 악몽같던 6연패를 끊어냈다.
"첫 홈런만 치면 그 다음은 저절로 풀릴 것"이라던 예상이 맞아 떨어진 셈.
김재현은 지난 94년 역대팀내 최다홈런（21）을 기록한 LG의 대표적인 장거리타자.
그러나 올시즌은 이상하게도 홈런과 인연이 없었다.
남들보다 한시간 먼저 운동장에 나가 배팅 훈련을 하고, 잘 나가던 때의 타격 폼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비가 내릴' 정도로 훑어 보며 무홈런의 원인을 찾았었다.
투수들의 견제도 부진의 한 원인.
그러나 해답은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었다.
김재현은 첫 홈런을 터뜨리기전 훈련때 천보성감독에게 불려갔다.
"힘이 모자라 홈런을 못 친다고 생각하나? 마음만 급하니 어처구니없는 공에도 방망이가 나가고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것 아닌가. 타석에 서면 바가지 안타를 친다는 자세를 가져라."
이제 김재현은 `20홈런이 목표'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6연패에서 탈출한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과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