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차범근 사단 '해결사'
기사입력 1998년 05월 17일 15시 09분
"이제 NO.1（넘버 원）도 멀지 않았어∼"
지난 16일 자메이카전（2대1）서 2골을 몰아친 이상윤（29．일화）은 경기후 함박 웃음을 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칭 인기순위 3위라고 해 붙여진 별칭이 NO.3（넘버 쓰리）. 지난해 한창 히트했던 영화 제목에서 따온 닉네임이다.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에∼, 인기순위 1,2위는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말야 내가 3위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라며 쏟아붓던 유쾌한 조크는 이제 현실로 되어가는 느낌.
자메이카전은 왜 그가 월드컵팀의 붙박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한판이다.
전반 34분 최용수의 절묘한 헤딩패스를 놓치지않고 발리슛으로 연결한 선제골이나 후반 5분 문전에서 침착하게 꽂은 결승골 모두 베테랑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
더구나 이상윤은 골만 쫓는 욕심꾼이 아니라 월드컵팀내 살림꾼이어서 그의 존재는 더욱 빛을 발한다.
고참서열 3위. 그러나 그라운드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무색하게 팽팽 돌아가는 `토네이도급 팽이'다.
팽이가 돌듯 공격과 수비를 줄기차게 오르내리는 모습은 `체력의 화신'을 방불케 한다.
오버액션이 아니냐는 질문엔 "체력 힘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렇게 뛰려고 해도 못 뛰는 것 아니냐"며 또박또박 반문한다.
술 담배는 전혀 안해봤고 훈련이외엔 집에서 꼼짝않는 `방콕파'. 규칙적인 생활과 확실한 자기관리가 오늘날 팽이가 힘차게 도는 원동력이다.
지난해 막차로 차범근사단에 합류하고도 박힌 돌을 빼내고 주전을 굳힌 것도 바로 이같은 성실성과 부지런함이었다.
"골잡이보단 본래 도우미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 월드컵 1승과 16강 벽을 꼭 넘고 말겠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태극 팽이'의 힘찬 다짐이다.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