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경마보안부 '물샐틈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16시 21분
경마정보 유출 녹음테이프 사건은 어떻게 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을까.
어린이날인 지난 5일 30대 남자에 의해 기수회에 건네진 이 테이프는 기수회 관계자들이 틀어본 직후 경기도 안양시 안양7동 안양천변에서 불태워, 없어져 버렸다.
이 사실은 기수회 관계자 몇명외에 하늘과 안양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사실이 다음날 출근한 마사회 정보요원들의 안테나에 걸려들었다.
마사회의 경마보안부가 `한건'을 올린 것이다.
경마보안부는 `MCIA'로 불린다.
경마범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부정이나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데 일단 혐의가 있으면 마사회장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쥐고 있다.
보안부 직원들은 이 사건을 적발한 과정을 "다 아는 수가 있지요"라고만 말하고 있다.
보안부의 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말의 의미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보안부는 보안 1, 2과로 나뉘며 직원은 정규직 16명과 계약직 43명 등 모두 59명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계약직. 이들의 이력을 보면 한마디로 `무시무시'하다.
절반이 넘는 25명이 경찰, 안기부, 기무사, 헌병대에서 정년퇴직 또는 명예퇴직한 사람들인데 이중엔 경찰서장이나 안기부 국장을 지낸 사람도 있다.
교사나 공무원출신, 민주산악회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들은 경마장외에도 서울 수도권 21개 장외발매소에서 경마팬들과 기수, 조교사들에 관련된 정보활동을 벌인다. 그런데 범죄적발 실적이 부진하면 다음 계약때 재계약 체결이 안되기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다닌다.
계약기간은 1년인데 올해초엔 작년도 실적 부진자 3명이 물러났다.
이들은 경마범죄를 포착하면 당사자를 즉시 경마장 지하 조사실로 데려가 노련한 솜씨로 문초, 진술을 받아낸다.
마사회 김수현 보안부장은 "정보요원들은 서로 경쟁이 붙어 입수한 정보를 동료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60세가 넘은 고령자들이 과거의 경험을 살려 건전경마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