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동] 동기들은 '펄펄'나는데 '나는 왜'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16시 12분
지난해 초 1년여 동안의 지루한 법정공방끝에 7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데뷔한 `황금팔'의 주인공.
그는 잘 알려진대로 LA 다저스 박찬호, 요미우리 자이언츠 조성민과 73년생 동갑내기이며 92학번 동기생이다.
고등학교 시절 임선동은 이들 가운데 단연 으뜸이었다.
휘문고 임선동은 구위나 성장 가능성에서 공주고 박찬호나 신일고 조성민을 훨씬 능가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일찌감치 LG로부터 1차지명돼 3억원에 입단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연세대를 택했다.
대학 진학후에도 임선동은 자연스레 국가대표 에이스 자리를 차지했다.
한양대 박찬호는 공만 빠른 `미완의 대기'였고, 고려대 조성민은 경기운영능력에서 떨어졌다.
이들 세명은 공교롭게도 현재 각각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으로 갈라져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와 조성민이 슈퍼스타로 떠오른 요즘 임선동은 처참할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박찬호가 4승째를 따낸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발등판한 임선동은 초반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⅓이닝 동안 4안타 5실점의 뭇매를 맞았다.
올시즌 4차례 선발등판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방어율 7.02를 기록중이다.
법원의 판결로 임선동은 올시즌 뒤엔 원하는 팀으로 자유로이 이적할 수 있다.
지난 96년 일본 다이에와 입단 가계약까지 했던 임선동은 일본무대를 노크할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일본의 어느구단도 임선동에게 접근하지 않고 있다.
한때 150㎞를 넘나들던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0㎞에도 미치지 못하고, 컨트롤은 들쭉날쭉.
박찬호가 미국 LA에서 승리감에 도취해 있던 14일 밤, 임선동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을 것이 틀림없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