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다슬기 향토색따라 구수한 내음 '제각각'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16시 12분
수도권 맛집 거리에도 다슬기 바람이 불고 있다.
다슬기 맛집은 얼마전 서울 한복판인 청진동 해장국 골목에 등장했는가 하면, 일산에도 잇따라 생겼다.
다슬기 맛은 사투리에 따라 제각각이다.
올갱이는 경기도와 충청도의 사투리. 된장과 아욱의 구수한 궁합이 어울린다.
경남의 고동탕은 푸른 다슬기 육수에 동동 뜬 풋고추 내음이 상큼하다.
경북의 골부리국은 육개장의 얼큰하고 걸쭉한 맛을 닮았다.
향토 별미인 다슬기가 `한 맛'을 하게된 데는 복고풍의 시대상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영양학론이 가세. 강물 정화기능이 뛰어난 다슬기는 인간의 간조직과 가장 흡사해 피로회복과 숙취제거, 콜레스테롤 해독 등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다슬기는 예전엔 바늘로 일일이 살을 발라냈으나, 최근 살짝 데친뒤 장기 보관하는 냉동법이나, 기계로 한꺼번에 까는 신기술 등이 개발되면서 체인점까지 등장했다.
▲`금메달의 집'(02-337-7997)
지난해 여름 서울 연희동 우정스포츠센터 건너편 뒷골목에 `손국시집'으로 문을 열었다. 올갱이 육수가 대 히트를 치면서 올갱이 간판이 올라갔다.
나가노 동계올림픽 숏트트랙에서 2관왕을 차지한 전이경 선수가 이집 딸이라서 상호가 `금메달의 집'이다.
전이경 선수의 할머니가 영양식으로 끓이던 올갱이국돌솥밥(7천원)과 후지우동보다 더 독특한 올갱이손국수, 올갱이전골 등이 상에 올라온다.
일일이 살을 발라 손맛을 강조하는 충북 영동식이다. 살을 빼기 전후 각각 우려낸 올갱이 육수에 근대 아욱 양파 느타리 부추 호박 등을 한꺼번에 넣고 끓인다. 된장과 고춧가루가 같은 비율로 들어가 구수하면서 얼큰 시원하다.
▲`다슬기마을'(02-482-6100)
올해초 전국 체인점으로 등장했다.
구리_판교 고속도로 서하남IC 입구인 경기도 하남시 감북동의 별난매운탕집 옆에 있다.
된장에다 아욱 배추속대 봄동 냉이 시금치 등 계절채소를 넣고 애벌 끓였다가 고춧가루나 풋고추에 부추나 달래를 넣어 또 끓인 경기도식 다슬기 해장탕반이 인기이다.
아욱과 버섯을 넣고 소금간과 풋고추로 맑게 끓인 경남 하동식 고동 청탕(淸湯)도 있다.
다슬기 살이 밀가루 반죽에 박힌 다슬기수제비와 다슬기칼국수를 비롯 다슬기비빔덮밥(이상 5천원), 다슬기회, 다슬기탕수육과 다슬기두부 등 요리마다 다슬기가 고명으로 듬뿍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