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김용희감독] 승부욕 '철철'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15시 27분
작년 꼴찌팀 롯데가 올시즌 `끈끈이 팀'으로 바뀐 이유는?
후반에 몰아치는 맹타도 무섭지만 무엇보다 김용희 감독이 독기를 품은 것.
미국에서 1년간 연수했던 김용희 감독은 자율과 선수보호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선진야구파'.
늘 편안함으로 사람을 대해 주위에선 "사람이 너무 좋아 무른 것이 아니냐" "선진야구도 좋지만 한국실정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니냐"며 한마디씩 거든다.
하지만 최근 김감독은 분명 달라졌다.
지난 13일 무려 4시간 19분에 걸친 LG와의 대혈투.
귀중한 1승을 위해 4명의 투수를 집중투입했다.
호투하던 선발 염종석이 흔들리자 또다른 선발요원인 문동환을 마무리로 내세운다.
연장 12회말 4_3 리드를 지키기위해 제3의 선발요원 차명주를 원포인트릴리프로 활용, 주위를 놀라게 했다.
1사 만루의 위기서 안타 하나면 역전되는 상황.
김감독은 막내둥이 이정훈（21）을 마운드에 올려 깜짝승부를 걸었다.
결과는 투수땅볼로 병살처리해 1승 추가.
14일 LG전서도 선발 주형광이 1회에 5실점해 패색이 짙었으나 3회 임수혁의 3점 홈런으로 5_4로 따라붙자 즉각 중간계투 강상수를 호출했다.
이어 전날의 수훈 이정훈을 다시 마운드로 올려 14대8의 대역전승.
김감독이 다소 변칙적인 투수기용을 한 계기는 지난 5일 마산 쌍방울전서의 뼈아픈 역전패.
선발 문동환을 완투시키려다 7_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대8로 주저 앉았다.
이날이후 무슨일이 있어도 눈앞의 승리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김감독이 펼칠 `이상과 현실의 절묘한 조화'가 주목된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