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김기태] '내가 왕 홈런킹 이로소이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15시 27분
`된장 슬러거'의 방망이질이 힘차다.
몸집 큰 외국 선수들의 등장으로 `토종포'가 움츠려들 것이란 우려는 슬금슬름 꼬리를 내리고 있다.
쌍방울 김기태（29）와 삼성 이승엽（22）.
이들 앞에선 남산만한 덩치의 외국 선수들도 움찔.
14일 현재 홈런 공동 1위（8개）.
김기태는 이날 청주 한화전서 시즌 8호인 4회 2점포를 터트려 이승엽과 어깨를 맞췄다.
13일 이승엽이 대구 LG전서 홈런 1개（2점）를 추가하며 단독 1위에 오른지 하루만의 응수.
김기태는 5월들어 `대폭발'을 이뤄 최근 7경기에서 6차례나 아치를 그렸다.
김기태의 춤추는 방망이에 쌍방울도 덩실덩실.
14일 한화전까지 5연승을 달리더니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최고의 기교파인 삼성 이승엽은 꾸준한 페이스로 착실하게 홈런수를 늘려가고 있다.
작년 기복없는 감각으로 홈런왕（32개）에 올랐던 위용 그대로다.
삼성이 6할대의 승률로 현대에 이어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다분히 이승엽의 공이다.
둘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힘 보다는 기술이 빼어난 교타자 ▲왼손 타자 ▲클린업 트리오의 선두인 3번 ▲판단력이 뛰어난 냉철형.
그렇기에 작년 타격 3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김기태와 홈런왕 이승엽의 경쟁은 흥미를 끌만한 요소로 꽉차있다.
반면 `외인'들의 스윙은 점점 수그러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한화 마이크 부시는 시즌초 팀의 5연승과 함께 4연속 홈런을 날렸지만 부상으로 인해 지난달 25일 현대전 이후 대포를 쏘지 못하며 6개（공동 3위）에서 멈춰있다.
OB 타이론 우즈도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서 7일만에 1점포를 터트리며 시즌 5호를 기록했지만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