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 관전평] 공격적 투구에 타자들 주눅
기사입력 1998년 05월 15일 03시 45분
오랜만에 자신감이 넘치는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구질은 최고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게임이 시작되면서 다저스의 덕아웃을 가장 먼저 뛰어나온 선수는 박찬호였다.
코치가 시간이 이르다고 박찬호를 제지했을 정도로 던지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초반 징크스를 떨치지 못하고 1회초 3안타로 1실점한 박찬호는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있게 공을 뿌렸다.
4회 1사까지 8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고, 안타를 친 선수가 두번이나 내처 2루로 뛰다 외야수들의 총알 송구에 아웃되는 행운도 따랐다.
박찬호의 최고 시속은 153㎞에, 제구력도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격적으로 승부를 걸면 그 정도의 공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몇차례 위기를 맞으면서도 타선을 누를 수 있었던 것은 공끝이 살아 있었던데다 제구력이 낮게 이뤄졌기 때문.
평소 박찬호는 플라이와 땅볼의 비율이 비슷할 정도로 공중으로 뜨는 공이 많다.
그러나 26타자를 맞아 삼진과 4구, 포수 파울플라이를 제외한 19타자중 12명을 땅볼로 유도한 것은 낮은 컨트롤 덕분이었다.
초반 1_0으로 뒤지다 4회말 토드 질의 3점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자 박찬호는 승리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5회가 되자 4승을 염두에 둬 몸이 굳어진듯 했다.
6회초 상대 투수 그린에게 4구를 허용하면서 집중력이 흩어져 투구의 리듬이 깨졌고, 4구 두개가 2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박찬호는 6회말 타점을 올리는 적시타로 분위기를 확 바꿨고, 시즌 초반 허리 부상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냈다.
투지가 하늘을 찌를듯 해 당분간 연승 바람을 탈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