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욕심 버리고 다시 시작하겠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5시 16분
`돌아온 4번' OB 심정수(23)가 연속게임 안타 행진을 끝냈다.
지난달 18일 잠실 LG전부터 힘차게 달려왔지만 19게임에서 막을 내렸다.
13일 대구 삼성전, 너무 아쉬웠다.
2타수 무안타에 4구 2개.
3-3 동점인 8회초 1사 2,3루에서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지만 삼성의 두번째 투수 전병호는 승부를 피했다.
승패의 분수령이었기 때문에 벤치의 지시대로 고의 4구를 선택했다.
심정수는 포수 김영진이 선 채로 받아내는 높은 공을 몸을 날리며 치고 싶을 정도였다.
팀이 3연패에서 벗어난 것이 위안거리였다.
"팀의 연패와 개인 기록이 맞물려 경기 전부터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홀가분하다. 기회는 또 있다."
경기를 끝낸 뒤 동료들의 위로가 귓가를 맴돌 때 마음 속의 다짐은 더욱 강해졌다.
13일 현재 87타수 29안타로 타율 3할3푼3리(6위).
팀내 최고 타율과 최다 안타를 지키면서 가장 안정된 타격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심정수에게 따라다니던 별명은 `소년 장사.'
입단 2년째인 95년 소년티가 채가시지 않은 만 20세의 나이로 21개의 홈런을 기록, 한국시리즈 우승의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땐 힘을 앞세우면 무엇이든 얻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난해 어깨 부상이 겹쳐 시련을 겪더니 올해는 한껏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했다.
욕심을 버리면서 힘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 고타율 시대의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실패의 두려움을 떨쳐낸 심정수에겐 새로운 도전만이 있을 뿐이다.
[대구=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