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마음의 짐 벗자'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5시 16분
운동 선수들은 누구나 징크스를 갖고 있다.
LA 다저스 박찬호(25)도 예외는 아니다.
원정경기 등판 전날이면 꼭 한국 식당을 찾아 육개장을 먹는 버릇이 있다.
선발로 나가기 전 기자들과의 대화는 물론 얼굴을 보는 일조차 피하려는 습관도 있다.
낮 경기만되면 마음이 편해지는 묘한 징크스는 반대로 밤경기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경기전 주심에게 인사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심을 한 것도 공연히 논란을 불러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부진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사실은 정신적인 측면이 많은 작용을 했다.
사실 징크스라는 것은 없을수록 좋고, 박찬호 본인으로서도 복잡한 생각이 없을수록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 시즌 박찬호는 14승을 거뒀고, 그가 선발 등판한 29게임에서 다저스는 20승 9패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올시즌 8번 등판에서는 3승1패에 팀은 5승3패로 여전히 운이 따르는 투수다.
그러나 박찬호가 정신적으로 안정된 경기를 펼쳤더라면 개인적인 승수나 팀의 승률이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미국 진출 5년, 메이저리그 투수로 뛴지도 3년째다.
이제는 웬만한 징크스 따위는 떨쳐버릴 연륜이다.
초반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다저스로서는 박찬호의 뛰어난 활약이 절실하다.
`다저스에서 가장 뛰어난 구질을 지닌 투수'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언제 마운드에 올라도 승리를 기대할수 있는 투수가 돼주기를 코칭스태프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