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티드] 할리우드 영화 맞아?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5시 16분
일본영화 개방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영화나 다름없는 할리우드영화가 16일 개봉（서울극장）될 예정이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헌티드'（The Hunted）. 영어제명이지만 일본 사무라이 액션이 주된 내용이다.
제작스태프 역시 미국인들이지만 출연배우는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제외하고는 일본 배우들이 대부분. 비록 `마지막 황제'의 중국계 배우 존 론과 조안 첸이 출연하지만 이들도 영화 속에서는 일본인들로 묘사된다.
특히 `일본의 로버트 드 니로'로 불리며 동경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일본의 대표적인 배우 요시오 하라다와 중견여배우 요꼬 시마다가 주연으로 등장, `일본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과거에도 `블랙 레인'이나 `리틀 도쿄' 등의 영화가 일본색을 띠었다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사무라이 무사들의 액션을 드라마의 줄기로 삼았던 것은 `헌티드'가 처음이다.
200년 전부터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두 사무라이 집단이 대를 이어가면서 끊임없이 사투를 벌여오다 현재에 이르러 마지막 혈전을 펼치게 되는 게 영화의 흐름.
사업차 일본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램버트는 신비한 분위기의 키리나（조안 첸）을 만나 뜨거운 밤을 보내는데, 검은 복면을 한 사무라이들의 습격으로 키리나가 살해당하는 걸 목격한다.
검은 복면의 사무라이 집단은 킨조（존 론）가 이끄는 마케도, 부상입은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살리려는 사무라이 집단은 다케다. 두 사무라이 집단의 200년에 걸쳐 내려온 `피맺힌 원한'의 대결이 영화의 정점을 이룬다.
당연히 영화에서는 일본도가 춤을 춘다. 일본의 세계적인 타악기 그룹인 고도의 북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무라이 검술은 일본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60년대의 일본 사무라이영화에 심취한 조나단 로튼 감독의 무조건적인 숭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