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사랑 노래한 서정시 65편 담아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5시 16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성장한 시인 이홍섭씨가 `강릉, 프라하, 함흥'（문학동네 간）이란 제목의 시집을 냈다.
강릉은 저자의 고향, 프라하는 카프카가 평생 동안 살았던 곳, 함흥은 백석 시인이 여학교 선생님으로 부임했던 곳.
`카프카는/살아서 프라하를 떠나지 않았다/뾰족탑의 이끼와/겨울 안개가/그를 기억한다'.（강릉, 프라하, 함흥'）
표제로 사용된 시를 통해 시인은 카프카처럼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안개가 내리면/귀가 커 외롭던 카프카가 좋고/모른긴 해도, 당나귀를 닮았을 백석（白石）이 좋다'.（춘천, 프라하, 함흥）
이문재 시인은 "강릉, 프라하, 함흥을 각각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은 곧 이홍섭과 카프카, 그리고 백석이 그리는 삼각형이기도 하다"면서 "그 삼각형은 프라하와 백석에서 불교와 강원도 정서로 확산, 심화되고 있는데, 그 변화의 속도는 당나귀의 걸음걸이처럼 느리고, 당나귀의 눈망울처럼 순정하다"고 평한다.
90년 `현대시세계' 신인공모에서 당선돼 데뷔한 이홍섭 시인은 `강릉, 프라하, 함흥'에 `섬' `순개울 바닷가' 등 사랑과 상처를 노래한 서정시 65편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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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출발, 소설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재길씨가 40개의 짧은 소설을 실은 `연인과 여행하는 방법'（생각의 나무 간）을 펴냈다.
`원재길의 짧은 소설'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현대인의 일상을 따뜻한 유머로 들여다본 `사람 사는 이야기'.
`애인의 오해를 풀어주는 방법'이란 소제가 붙은 이야기는 결혼을 앞둔 여자가 `애인이 혹시 가발을 쓰고 있는게 아닐까'란 오해를 하면서 벌어지는 내용. 복잡한 심경속에 데이트가 계속되는데 남자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진 사람 머리칼을 하나씩 뽑는 내기'를 제의하면서 오해가 풀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으며 소제목에서 호기심을 끄는 글부터 읽도록 권유한다.
`객지에서 밤을 멋지게 보내는 방법' `침을 잘 튀기는 방법' `수다쟁이를 상대하는 방법' `눈꺼풀을 뒤집는 방법' `부부싸움을 말리는 방법' `아내의 기억력을 빌리는 방법' `바겐세일에서 바가지 당하는 방법' 등 `방법'을 끝에 붙인 소제목이 많다.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