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의사-환자로 만나 꽃피운 '황새사랑'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5시 12분
월드컵대표팀 황선홍（FW．30）은 13일에도 `흥부'의 전화를 받았다.
`황새'를 응원하기 위해 98프랑스월드컵에 가겠다는 내용이었다.
`흥부'는 다름아닌 `황새'의 다리를 고쳐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스포렉 재활훈련센터 공동 대표이사인 리이하드 게벨씨와 디터 에리시씨.
지난해 5월 오른쪽 무릎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했을 때 5개월간 재활훈련을 도와준 은인이다.
`황새'가 재기하기까지는 본인과 가족의 노력이 있었지만 스포렉 재활훈련센터 의료진의 도움도 감동적이었다.
이들은 `황새'를 치료해 한국으로 날려보낸 후에도 사흘이 멀다하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컨디션을 체크해 주었다.
근육이 당길 때마다 처방을 제시하고 프로그램에 맞추어 시기별로 재활훈련 방법을 세밀히 가르쳐 준 것.
이들은 차범근 감독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젠 대표팀에 복귀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압력'을 넣기도 했다.
몸상태가 거의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 지금도 1주일에 한차례씩 전화상담을 한다.
황선홍이 대표팀에 복귀하고 지난 4월1일 한－일전때 결승골을 터뜨리자 의료진 모두 만세를 불렀을 정도.
스포렉 재활훈련센터 의료진은 `황새'가 단지 고객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성원하는 게 아니다.
차범근 감독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할 당시 한국축구에 깊은 인상은 받은 이들은 황선홍이 아시아의 최고 골잡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그의 재기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
황선홍은 13일 잠실보조구장에서 "한국팬과 `흥부가족'에게 `16강'이라는 박씨를 물어다 주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향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