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더이상 좌절은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5시 12분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축구선수로서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이임생（27．SK）에게 닥쳐온 고난은 남달랐다.
94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둔 93년 9월.
`우직한 고대생' 이임생은 정기고연전에 출전하기 위해 대표팀을 무단이탈, 태극마크를 박탈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찬란한 월드컵의 꿈이 무참히 짓밟히는 순간이었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험은 97년 1월 차범근사단이 출범하면서 또다시 반복됐다.
이임생은 대표팀의 듬직한 중앙수비수로 낙점된직후 호주전훈도중 왼쪽 발목의 뼈와 인대가 동시에 절단되는 치명상을 입은 것.
두번의 수술과 끝없는 재활치료, 그리고 반복되는 부상의 악몽….
고통과 좌절로 97년을 허송세월한 이임생을 차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4．30 대표팀 개각'에서 이임생을 1년3개월만에 복귀시킨 차감독은 지난 5일 아디다스코리아컵 현대와 SK의 결승전을 직접 관전하면서 "이임생의 플레이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릉전훈을 거쳐 12일 첫 연습경기에 나선 이임생은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그동안 대표팀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수비라인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뚝 섰다.
발목 부상도 풀게임을 소화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됐다.
이제 월드컵 본선에서 철통같은 대인방어로 `날고 긴다는' 상대공격수들의 발에 족쇄를 채우는 일만 남았다.
"신인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프랑스행 티켓을 쥐기까지 가시밭길을 헤쳐온 이임생은 첫 본선무대에서 그동안의 고난을 한풀이할 각오다.
[백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