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섹시+귀여움 '로리타룩' 열풍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5시 12분
영화 `로리타'에서 제레미 아이언스는 섹시한 소녀 로리타를 보고 첫눈에 반한 후 이런 독백을 남긴다.
요즘 패션계에도 `로리타 룩'(Lolita Look)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올 춘하 밀라노 콜렉션에서 미우미우, 블루마린, 끌로에, 스위스 진 등 유명 브랜드에서 `로리타 룩'을 선보인 것.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유행한 `스쿨걸 룩'에 이어 `로리타 룩'이 상륙해 매장에 심심치않게 선보이고 있다. 스쿨걸 룩이 체크 무늬 주름 치마 등 귀엽고 단정한 분위기라면 로리타 룩은 귀여움에 섹시한 느낌을 가미한 것이 특징.
네크라인을 많이 노출한 귀여운 드레스, 짧은 스커트와 엉덩이가 보일 듯한 숏팬츠, 배꼽을 드러낸 짧은 상의, 귀여운 레이스와 장식 등이 로리타 룩이다.
로리타 룩의 세계적인 유행은 영화와도 관련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로리타'가 나온 것은 1953년인데 지난해 `나인 하프 위크'의 애드리안 라인 감독이 영화로 만들면서 다시 로리타 열풍을 몰고 온 것.
영화에서 중년의 불문학 교수(제레미 아이언스)와 사랑에 빠지는 십대 소녀 로리타역을 맡은 도미니크 스웨인도 파격적인 패션을 보여준다. 로리타는 비비안 리, 베티 데이비스 등 1940년 은막스타를 동경하며 흉내를 낸다.
가늘게 민 눈썹, 비스켓을 빨아먹는 빨간 립스틱, 분홍색 뺨, 개구장이같은 치열교정기, 물방울 무늬의 탱크톱 등.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미개봉 상태(율가필름에서 수입, 6월 개봉 예정)에서 로리타 룩이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리고 깜찍해 보이고 싶은 여성들의 욕구 때문. 김현주 김규리 등 나이 어린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어려지고 싶은 욕망을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단순하고 딱딱한 느낌의 의상에 싫증을 느낀 여성들이 낭만적인 의상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로리타 룩의 유행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나이 든 여성이 로리타 룩을 잘못 소화하면 유아적이거나 유치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커리어우먼의 경우 직장보다는 주말 데이트 때 로리타 룩을 연출하면 좋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