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ML메시지] 팬이주는 선물 '등불'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4시 28분
편지와 책만큼 받을 때마다 기쁨을 주는 것은 드물다.
컨디션이 좋거나 나쁘거나, 경기에 이겼거나 졌거나 내 마음을 달래주는데 팬 레터와 책들은 큰 도움이 된다.
보통 홈경기를 할때면 나는 팬들이 보내주신 편지들을 주로 읽는다.
다양한 내용이 담긴 팬들의 편지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그리고 원정을 갈 때면 꼭 팬들이 보내주신 책을 두권 이상 가지고 간다.
긴 비행중이나 잠못 이루는 낯선 호텔방에서 책을 읽는데 원정을 한번 다녀오면 두,세권은 읽게 된다.
팬들이 보내준 책은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는 좋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교훈을 얻게 되는 것 또한 기쁨이 넘친다.
책이외 또 하나의 선물을 내게 안겨주는 셈이다.
책을 즐겨 읽게된 계기는 팬들이 만들어줬다.
마이너리그 시절 어떤 팬이 보내준 석용산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
`여보게, 저승갈 때 무엇을 가져갈래?'인가 하는 제목이었는데 그 당시 좌절하고 너무 힘들어하던 나의 마음을 잡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
그 이후로 틈만 나면 책을 읽는 버릇이 생겼고, 팬들도 책을 많이 보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교훈을 받고 많은 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내게 이 책을 권해준 팬 역시 나와 비슷한 것들을 느꼈으리라' 생각하며 동질감을 느낀다.
요즘 읽은 책중에는 `하늘 나라로 가는 호수'라는 것이 참 좋았다.
매달 나오는 얇은 월간지 `좋은 사람'은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어린 왕자'나 그와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참 많다.
때로는 여러분이 보내주시기 때문에 똑같은 책들이 두,세권씩 생길 때도 있다.
책을 읽는 기쁨을 알려주신 팬들에게 늘 감사를 드린다.
[13일 오전 LA 집에서]
인터넷주소: http://www.chanhopark61.com
